글, 생각들/시

안도현의 작품모음

화르르 2018. 7. 17. 17:43


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

너는

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

- 안도현의 시, '너에게 묻는다' -




우리 연어들이 알을 낳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아. 하지만 알을 낳고 못 낳고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고 좋은 알을 낳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. 우리가 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,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. 그러나 우리가 폭포를 뛰어넘는다면, 그 뛰어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를 훗날 알을 깨고 나올 우리 새끼들에게 고스란히 넘겨 주게 되지 않을까? 우리들이 지금 여기서 보내고 있는 한순간, 한순간이 먼 훗날 우리 새끼들의 뼈와 살이 되고 옹골진 삶이 되는 건 아닐까? 우리가 쉬운 길 대신에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이야.

-안도현, <연어>中




가을 햇볕 한마당 고추 말리는 마을 지나가면 가슴이 뛴다. 아가야 저렇듯 맵게 살아야 한다.

-안도현, <가을 바람> <가을 햇볕>中




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

-안도현, <우리가 눈발이라면>中